안녕하세요. '취미요정'이에요.
오늘은 #코스터 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플라워코스터 에 도전해 보려고요.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한 단계씩 나아가 보겠다는 작은 다짐으로, 다시 라탄 환심을 물에 불리기 시작했어요. 여행도 가기 전에 가방 쌀 때가 가장 설레 듯, 뭔가 시작하기 전에 재료를 준비하는 마음이 가장 설레는 거 아시죠? 이런 기분에 새로운 취미들에 도전하는 게 아닌 가 싶은 생각도 들고요. 뭔가 처음 할 때보다는 조금 수월해진 기분이네요.
' 십자 바닥 + 막 엮기
플라워코스터는 기본 모양이 이전 코스터와 같아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었어요. 십자 바닥으로 시작해, 막 엮기를 시작해 봅니다. 그러다 깨달았어요. 고작 한번 했을 뿐인 데, 어제의 긴장이 조금은 사라지며 오히려 어제보다 덜한 진행사항이 나온다는 사실을요. 매 순간 초심으로 접근할 수 없지만, 초심의 기억을 간직하며 익숙해지는 것들에 약간은 경계할 필요가 있음을 깨닫는 순간입니다. 능숙해지는 만큼 더 멋진 모습을 기대했지만 생각만큼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뭔가 포기하지 않고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걸어가는 제가 너무 대견해 이해해 주기로 했어요.

' 플라워 모양 만들기
자, 이제 좀 다른 모양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플라워코스터 이므로 플라워 모양이 나오기 시작하는 떨리는 순간이었지요. 사실 특별히 어려운 건 아니었어요. 곡선의 미를 이용해 꽃잎 모양으로 휜 다음 옆에 살포시 껴주면 되는 작업이었거든요. 그런데 하고 나서 나중에 애 먹었어요. 자꾸 날대가 하나씩 빠져가지고 빠질 때마다 또 계속 껴주는 게 일이었답니다. 정말 세상에 쉬운일이 없네요. 쉬웠던 일이 나중에 손이 많이 가기도 하고, 또 반대인 상황들도 종종 발생하는 것 보면 쉬울 때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어려울 때 쫄지 말고 여유있게 접근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별 것 아닌 동작 하나 하나로 무심하게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니 이 것 또한 취미의 미덕이 아닌가 문득 또 생각이 드네요.

날대를 돌아가며 껴주니, 드디어 플라워코스터 완성.
어제 일반 코스터 보다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었어요. 또 생각보다 만드는 게 어렵지 않은 반면에 디자인적으로는 감각적으로 보여 좋더라고요. 앞에 언급한 것처럼 날대가 자꾸 하나씩 빠지게 돼서 아쉬웠지만요. 아직 비기너 수준이라 짧은 시간에 작품 하나씩 완성되는 것도 기분이 좋았고요. 무엇보다도 책을 보며 독학이 가능하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 볼 수 있었다는 점도 즐거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한 땀 한땀 엮는 작업을 하다 보니, 이제 조금씩 라탄의 손맛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아마 수공예를 즐기는 사람들이 헤어 나오지 못하는 바로 그 맛이겠죠? 물론 저는 아직 그 정도의 맛을 느낀 건 아니지만요. 오랜만에 손으로 만드는 작업을 해보니 한동안 잊고 지냈던 #손맛 들이 하나씩 느껴져요. 자꾸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것도, 저것도, 그것도 하고 싶어 지는 그런 기분이죠. 라탄의 칼을 뽑았으니 라탄 백을 만들 때까지 좀 더 정진해 보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이 길이 저를 어디로 데려갈지, 혹이 그 길의 끝에 라탄백이 없더라도 매일 설레게 하는 이 마음 때문에 취미생활을 하는 것 같아요. 코로나 일상으로 제게 허락된 이 시간을 좀 더 소중하게 보낼 수 있기를.
댓글